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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계리사

계리사 첫 스터디, 실패하다.

by 계리사 조르바 2023.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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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를 전역 후 취업이 걱정되어 계리사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귀찮아하며 적극적으로 알아보지 않았는데 친구 '조'의 도움으로 스터디를 시작했습니다. 1월부터 시작해 4월 말에 예정인 계리사 1차 시험 합격을 목표로 4개월 동안 공부계획을 잡았습니다. 경제학, 보험계약법, 회계학, 보험수학 네 과목의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학교 도서관 스터디룸을 빌려 매일 10시간 정도 강의를 들으며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결과는 불합격.


첫 스터디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그 다음 해 다시 도전을 했고 7년 뒤에 최종 합격을 했습니다.

취업 후 몇 년은 공부를 하는둥 마는둥 했습니다. 다시 마음을 잡고 공부를 하며 첫 스터디가 왜 실패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이유를 찾았습니다. 계리사를 처음 공부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제가 스터디를 실패한 이유를 적어봅니다.

1. 수준에 맞지 않는 스터디였다.


당시 나는 수학을 전공했고 학부수업만 수강해 본 상태였습니다. 회계, 경제, 법에 대한 기초지식이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보험수학의 기본이 되는 확률론도 잘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4개월 만에 모든 걸 하려 하니 당연히 어려웠습니다. 반면 스터디의 다른 멤버들은 이미 계리사, 회계사 자격증을 준비했거나 경제, 경영을 전공한 사람들이 었습니다. 그들과 나는 수준차이가 많이 났습니다. 내가 뒤늦게 합류를 하다 보니 이미 진도가 많이 차이나는 상태에서 스터디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회계원리도 모르는 상태에서 중급회계강의부터 들었습니다. 지금생각해 보면 정말 무모하지만 그때는 몰랐습니다.

스터디를 하시는 수험생분들은 수준에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진도를 나가는 걸 추천합니다.

2. 학교공부하듯이 수험생활을 했다.


학교 공부는 시험 결과에 따라 순차적으로 성적이 매겨집니다. 점수가 좋은 순서대로 A, B, C의 성적을 받습니다. 포기 안 하고 따라만 가면 B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격증 시험은 다릅니다. 60점 커트라인을 넘기면 합격이고 못 넘기면 불합격입니다. 적당히 해서는 60점을 넘길 수 없습니다. 열심히만 한다고 합격시켜주지 않습니다. 60점이 밑의 점수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59점을 세번 받는것보다 한 번 열심히 해서 60점을 넘는것이 중요합니다.

확실히 아는 것만 잘 쓰고 나와도 어느 정도 성적을 받을 수 있는 학교시험에 익숙해 있다보니 자격증시험도 같은 방식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3. 시험공부에 집중하지 못했다.


스터디를 하는 와중에도 계리사자격증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아직 이 길에 확신이 없었습니다. 시험공부를 하면서도 '시험 합격하고 취업은 잘 될까?' '지금이라도 교육대학원을 알아볼까?' 하는 딴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주변말에 흔들렸습니다. 시험공부를 하다 보면 '60점 커트라인 시험은 61점으로 합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런 말을 많이 듣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시험공부를 너무 열심히 하는 게 바보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력을 다 해도 모자랄 판에 딴생각을 하고 설렁설렁 공부했으니 불합격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몇 년 뒤 2차과목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때는 전력을 쏟았습니다. 60점을 넘겠다는 생각이 아닌 100점을 받겠다는 각오로 공부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나처럼 공부해야하는 건 아닙니다. 전력을 다하면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고 삶에 여유가 없아습니다.

그래도 한 번에 합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전력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막 계리사를 시작했거나 시작할 예정인 분들이라면 나와 같은 실수 없이 합격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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